빈서판. 0

내가 익히 경험한 것 중 하나는 <빈 서판 이론>이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면 대개의 인문학자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10년 전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이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금의 인문학도들은 불쾌하지만 대체로 <빈 서판 이론>의 논리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으며, 인간이 어떤 선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분 나쁘지만 용인하는 분위기인 듯 싶다. 물론 본인 공부에 (변명이 아니라!) 정말 바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세한 추구는 포기하곤 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스티븐 핑커의 책 <빈 서판>에 절대적인 지지자이다. 읽다보면 저자의 지식과 능력에 감탄하게 되고, 덧붙여 좌절하게도 된다. 제레드 다이아몬드 이래로 또 다른 먼치킨을 본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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