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론 15

인간을 하나의 기계로 보는 나의 생각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 그렇다고 인간이 느끼는 감정, 감각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스스로의 행동에 져야할 책임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덧글

  • Entropy 2011/09/02 17:56 # 답글

    적어도 저는 기계가 되려고.. 아니 이게 아닌가
    그런데 기계라 봐도 감정과 감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
  • jane 2011/09/02 18:03 #

    저야 리눅스나 기타 기계에 대해 잘 모릅니다만, 이미 실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기계라는 게 인정된다고해서 사라지거나 내용이 지워지거나 하진 않잖습니까. ^^ 감각이나 감정도 일종의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고전 종종 생각합니다.
  • jane 2011/09/03 22:55 #

    밑에 기우님에 대한 답변엔 좀 어긋난 답이지만, 인간은 사랑하도록 선천적으로 타고난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 부모와 형제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대화를 즐거워하는 것, 이런 사회적인 즐거움으로 행복을 느끼도록 미리부터 짜인 기계 아닐까요. 물론 아스퍼거 증후군처럼 사람과의 관계를 불편해하고 극단적으로 미세한 일에 빠져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미리 주어진 기제라는 사실을 부정하긴 힘들지요.

    사담입니다만 아스퍼거 증후군과 반대로 사회적 감각이 넘치지만 수학/공학적 문제에 대한 관념이 0에 가까운 사람은 무슨 증후군으로 보는 것 같진 않더군요...-_-; 뭔가 불합리해요!
  • 기우 2011/09/02 22:47 # 답글

    그런 생각하기 전에 기계의 신화란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Myth of the Machine.
  • jane 2011/09/02 23:25 #

    전 데모크리토스의 단편, 라이프니츠의 책과 앨런 튜링의 말을 듣고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제가 인간을 기계로 보는 이유는, 인간이 정보를 얻고 정보를 처리하고 다시 정보를 제출한다는 점, 그리고 같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선천적으로 어떤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등에서 인간과 기계가 다를 바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별 무리 없이 동의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인간은 기계가 갖지 못하는 감각과 감정을 가집니다만, 그것도 일종의 정보 형태를 띈다는 걸 부정하실 순 없겠지요.
    전 인간이 설령 기계의 한 종류일지라도 그 가치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추천하신 책이 어떤 내용인진 모르겠습니다. 간단하게라도 설명을 덧붙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기우 2011/09/03 00:47 # 답글

    기계와 생물은 다른다는 걸 생각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는 책입니다. Jane 님 논리처럼이면 아주 간단하게 저도 먼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지처럼 분자로 되어 있고 중력에 이끌리며 우주에서 보면 정말 작디 작은 존재지요. 이렇게 같은 점을 찾아내 비교하려면 다른 것에도 엄청 비교할 게 많아요.
    기계의 신화는 모든 걸 기계로 만들어 버리려는 세상에 대한 문명비판서 같은 책이죠. 생명은 기계처럼 '효율성'을 지향하지도 않습니다. 기계는 따지자면 생명의 열화 복제품이죠. 그런데 생명은 기계라니. 그건 앞뒤가 뒤집힌 이야기입니다.
  • jane 2011/09/03 20:08 #

    기계와 생물은 다른 면이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는 분명히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기계는 생명의 열화복제품이라니 그 말씀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제가 말하는 기계와 기우님이 말하는 기계가 무척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말하는 기계는 일정한 구성원리를 갖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물리적 존재입니다. 두 번째로, 생명은 분명히 '살아남기 위한' 효율성을 지향합니다. 그렇지 않은 생물은 이 지구상에서 사라졌고, 사라지고 있는 중이겠지요. 그 효율성은 기초는 인공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 선택적인 것, 말하자면 '공학적으로 보이는 무언가'겠지요. 말씀하신대로 인간과 먼지는 비슷합니다. 그러나 눈과 카메라는 인간과 먼지와의 관계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비슷합니다. 눈은 최대한 '잘 기능하기' 위해 진화해왔지요. 그런 면에서 비슷하지 않습니까? 세 번째, 제 발언엔 모든 이가 공장에서 제조된 기계로 갈아타야 한다거나 인간이 기계보다 못하거나 하는 뜻은 없습니다. 물론 전 실명을 하면 인공눈을 달고, 심장이 멈추면 인공 심장을 넣고, 폐가 망가지면 인공폐를 이식할수 있는 세상에서 살길 원합니다. 네 번째, 나중에 나온 개념이 먼저 있었던 개념을 설명 못하다는 뜻이신가요? 다섯번째, 사실 이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겠습니다만, 전 먼저 생명과 기계를 동일시하지 않았습니다. 기계를 좀 더 넓은 기준으로 잡고, 생명을 거기에 포함시켰을 뿐이지요. 저는 데모크리토스를 존경하고, 그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의 생각대로, 지구라는 행성이나 태양이나 은하계, 우주 전체도 하나의 기계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 기계가 딱히 목적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목적이 없다고 해서 기계가 기계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지금 당장은 전공서적 사는 것도 헉헉대는지라 언제 제가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시간이 난다면 반드시 읽어보겠습니다.
  • 기우 2011/09/04 01:37 #

    제가 쓸데없이 이상한 말을 썼군요. 열화 복제품이라니(...). 제 말은 기계는 사람이 만든 거란 겁니다. 사람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대신 해 주거나 돕거나 할, 팔, 머리, 다리를 확장한 물건으로요. 사람이 기계라니 '그 사람은 조각같이 아름답다'라거나 '그 꽃 마치 종이꽃처럼 아름다워요'같은 말입니다.
    생명은 살아남으려고 효율성을 지향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건 그냥 결과론입니다. 자살하는 기계는 들어본 적도 없군요. 그게 살아남기 위한 효율성인가요? 거기다 생물은 놔둬도 계속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다양해집니다. 그게 결고에 맞춰봐서 살아남기 좋았느냐 나빴느냐는 우연일 뿐이죠. 눈과 카메라가 인간과 먼지와의 관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하다는 건 '비슷하다는 요소'를 어디에 놓고 봤느냐에 따라 충분히 다를 수 있지요. 차라리 카메라와 먼지가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둘 다 생물 몸통에 안 붙어 있어도 망가진 건 아니잖습니까? 다섯 째에 관해선 기계가 왜 넓은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하겠거든요. 물론 낱말 뜻을 설정하는 건 시대와 사람에 따라 바뀝니다만, 왜 기계를 '만물의 잣대'로 삼아야 하는지부터 설명해 주셔야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계는 일한 구성원리는 있어도 자발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그런 건 공상과학 소설에다 등장하지요.
  • jane 2011/09/04 11:42 #

    1. 제가 말을 잘못했군요. 결과론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조금 더 범위를 크게 보시기 바랍니다. 전 생물계 전체도 일종의 기계적인 원리로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생물이 놔둬도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는 건 그게 살아남는데 유리한 전략을 펴는 것뿐이지요. 이 세상엔 "최선 전략"이란 건 없습니다. "보다 나은" 전략이 있을 뿐이지요.

    2. 뭔가 오해하시고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일단 다시 제 말을 반복하지요. 제가 말하는 기계는 '일정한 구성 원리를 갖고 활동하는' 존재에 대한 총칭입니다. 기우님이 말씀하시는 기계는 '인공물' 쪽에 가까운것 같군요.

    3. 자살하는 것을 생물의 특징으로 삼으신다면, 그렇지 않은 생물도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4. 먼지는 인간의 기관이 아니지만, 눈은 충분히 인간의 장기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카메라와 먼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5. 기계의 기본 원리가 '일정한 법칙을 갖고 움직인다'에 부응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인간도 그렇지 않습니까? 문제는 '자발적'이겠는데, 이 문제에 대해선 '라플라스의 괴물'이나 양자역학 같은 이야기가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만. 간단히 줄이자면, 인간이 자발성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선 전 좀 회의적입니다. 지뇽뇽님이 포스팅하신 것만 보더라도, 인간의 자유의지는 좀 과대 평가 되어 있거든요.

    6. 비슷하다는 요소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옳은 말씀입니다. 기우님과 저와의 이 논쟁의 초점은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7. 5번과 관련된 사항인데, 그렇다고 해서 인간 책임이 가벼워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무거워진다고 생각합니다.

    8. 전 기계를 '만물의 잣대'로 삼진 않았습니다. 제가 만물의 잣대로 삼은 건 '원리'입니다. 그 원리에 따라 인간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기우 2011/09/04 11:59 # 답글

    제가 문제 삼고 싶은 건 왜 세상을 기계라는 그림에 맞춰서 보느냐입니다. 만물의 잣대로 삼은 게 원리라 하셨는데 그 '원리'를 일컫는 말로 왜 사람이 만든 물건인 기계라는 상징을 써야 하느냐를 따지는 거죠. 그냥 이렇게 말하셨으면 좋았을 겁니다. 사람도 그밖의 다른 생물도, 기계도, 별도, 우주도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고요. 세상에 원리에 따라 돌아가지 않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물도, 먼지도, 별도, 다 원리에 따라 돌아가는데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인공물인 기계가 그 모든 것의 상징이 되어야 할까요? 이거야말로 "기계의 신화"로 보입니다.
  • jane 2011/09/04 12:04 #

    원리가 구체화되어 세상에 존재하는 게 기계라고 생각하니까요. 전 거듭 말하지만 기계가 인공물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고 있는게 아닙니다.
    제가 묻고 싶습니다. 왜 그렇게 보면 안되나요? 그렇게 볼 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설명되는 데 말입니다.
  • 기우 2011/09/04 12:29 # 답글

    세상은 기계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럼 세상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기계다라고 말하고 싶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기계라는 말에선 이미 사람이 만들고 조작하고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란 느낌이 묻어 나옵니다. 각이 딱딱 잡히고 말이죠. "나는 그 말을 그런 뜻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신다면야 그건 Jane님 선택이긴 합니다만...다른 사람들도 통제, 대량생산, 권력이란 느낌 없이 그 말을 세상의 원리를 통틀어 일컫는 말로 쓸 수 있을진 저로선 의심스럽습니다.
  • jane 2011/09/04 14:12 #

    기계처럼 단순하지 않지만 뭐랄까요, 원리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 멘달브로 집합 같은 경우는 굉장히 단순한 법칙 하에서 몹시 복잡한 현상을 보여줍니다. http://en.wikipedia.org/wiki/Mandelbrot_set 기계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그 어감은 유감스럽습니다. 정치적인 의도를 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인 단어로 읽힐 수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만, 기우님께 지적 받으니 그 느낌이 확 다가오네요.통제, 대량생산, 권력이란 느낌 없이 세상 원리의 '구현'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는 저도 좀 조심스럽습니다. 언젠가 데모크리토스의 단편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양도 얼마되지 않습니다 -_-;....
  • 기우 2011/09/04 14:57 #

    기계라는 말에서 그런 어감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애당초 그러려고 만든 게 인공물로서 "기계"니까요. 세상이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생각이나 분석은 기계하고 상관없이도 늘 있어 왔습니다만, 그게 인공물인 "기계"를 상징으로 우주를 설명하려 하는 데까지 왔고 적지 않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건 정말 우리 시대의 특징 아닌가 싶습니다. 데모크리토스의 단편은 나중에 시간 나면 읽어 보죠. 근데 제목이 뭡니까?
  • jane 2011/09/04 19:57 #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입니다. 얼마 안되는 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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